코딩팍

운동을 매주 6번 하는 4년 차가 2달간 대회 준비를 해서 오늘 드디어 끝을 봤다.
 
 
평소 체지방 12프로 정도를 유지하면서 올해 바프 찍은 경험을 토대로 너무 길지 않은 다이어트 기간을 위해 2달로 잡았다.
 
시작 몸무게: 73.6kg
대회 몸무게: 66.3kg
 
출전 대회는 캐나다 토론토에 King Kong Classic Natural 대회로 정했다. 올해가 가기전에 대회에 나가보고 싶어서 열심히 준비하고 올해의 마지막 대회로 결정했다.
 
결과는?!
 

 
Wow!! 메달 3개!!

 
True Novice 4등 (대회에 처음 출전 하는 선수들)
Novice 1등 (3등안에 들어보지 않은 경험 있는 선수들)
Open 3등 (모든 선수들)
 
 
너무너무 뿌뜻하고 짜릿했다.
 
코치도 없이 포징, 영양, 운동 모두 유튜브 보고 공부했다. 정말 매일 같이 브이로그, 정보 영상 보면서 노트 적고 어떤 식으로 대회 준비를 하는지 배웠다.
 
 

포징

피지크 포징은 브이테이퍼 (어깨에서 허리 라인이 V자 모양)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영상을 보면서 멋있어 보이는 포즈들을 따라 했고, 나에게 잘 어울리는 포즈들을 추려서 합쳤다. 그 결과 나의 장점인 가슴과 삼두를 쪼아주면서 정면 포즈를 잡는 모습과 최대한 넓게 펼치면서 등의 디테일을 살리는 후면 포즈를 습득했다.
 

 
매일 하루에 최소 10분은 연습했고 대회날이 다가올수록 더 많이 연습했다. 처음에는 거울을 보고 연습하다가 나중에는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거울 없이도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할 수 있게 연습했다. 역시 연습만이 살길인가 큰 실수는 없이 포즈를 잘 무대 위에서 표현했다!
 
 

영양

대회 준비를 하면서 단연코 운동만큼 중요한 것은 영양/칼로리이다.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자신의 유지 칼로리를 알아야 하는데, 이를 찾으려면 2주 동안 자신의 식단을 기록한 뒤 체중이 줄어드는지 늘어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처음에 1900 칼로리로 시작해서 2주간 진행했는데, 계속 72kg 대가 유지 됐다.. 확실히 하루종일 앉아있는 직장인이다 보니깐 유지 칼로리도 엄청 낮다. 그 이 후로 1800, 1700 마지막 몇 주는 1500까지 점점 줄이면서 점점 다이어트를 진행했다. 칼로리를 일부로 천천히 낮춤으로써 근손실을 최소화하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다이어트 기간을 짧게 잡아서 어쩔 수 없이 점점 공격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었다.
 
칼로리만큼 중요한 것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비율인데, 처음에는 보통 식단의 기준인 5:3:2 (탄:단:지)로 시작했다. 다이어트가 진행될수록 점점 탄수화물 비율을 줄여서 체지방을 최대한 빼려고 노력했다. 4:4:2 => 3.5:4.5:2 => 마지막 주에는 1.5: 5.5: 3까지 탄수화물을 줄였다. 신기하게도 칼로리만 맞춰서 잘 먹으면 배고픈 상태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피크위크

피크위크란 마지막 1주일에 진행하는 식단이다.
 
마지막 1주일 남았을 때 체지방이 웬만큼 대회 준비 상태로 빠져있다면 극단적인 탄수화물 조절을 통해 밴딩/로딩이라는 것을 진행하면 더 극적인 몸을 만들 수도 있다. 밴딩/로딩이란, 3일 동안 탄수화물을 최소로 섭취해서 몸 안에 있는 글리코겐을 전부 소진한 뒤, 2일 정도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해서 근육에 글리코겐을 회복시켜서 대회 당일날 최대한 빵빵해 보이게 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효과가 있다고 논문도 많이 있는 효과적인 방법라고 알려져 있다.
 
나는 유튜브에 알약 TV 채널에 있는 밴딩/로딩 방법을 사용했다. 무료로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는 엑셀 파일까지 제공해 줘서 데이터를 좋아하는 나는 믿고 따를 수 있었다. 영상으로 설명도 굉장히 잘해줘서 무료로 코칭을 받는 셈이었다. 

알약TV 피크위크 전략

 
첫 대회인 만큼 보수적으로 탄수화물 500g을 로딩을 했는데 생각보다 몸무게가 안 늘어서 (로딩 첫날 1.2~1.5kg가 늘면 안정적) 둘째 날도 500g을 먹었다. 근데 오히려 몸무게가 줄어서 당황했지만, 물을 같이 줄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D-1은 평소 먹던 식단대로 먹었다. 확실히 밴딩을 하면 몸이 말라가는 느낌이었고 로딩하는 날 운동은 펌핑이 진짜 잘 됐다. (핏줄도 많이 올라옴)
 
대회날에는 단수도 진행해서 몸이 마른 상태로 대회장으로 향했다.
 
 

운동/유산소

운동은 최대한 평소에 하던 대로 하고 강도도 최대한 줄이지 않고 끝까지 진행했다. 피지크 대회이기도 하고 평일에 한번 축구를 가기 때문에 하체만 1주일에 한 번 하는 4분할로 루틴을 짰다. 이렇게 짜고 보니 일주일에 쉬는 날이 어느 날이든 1번이기만 하면 방해받지 않고 루틴을 돌릴 수 있었다.

하체, 삼두 등, 이두 가슴, 어깨 등, 이두, 축구 가슴, 삼두 어깨 휴식

 
유산소는 대회 1달 전에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가볍게 하다가 점점 빈도, 강도를 늘렸다. 하루에 활동량이 너무 적기 때문에 매일 진행했다.
 
진행했던 유산소 빈도별 정리:
1. 운동 후 10분
2. 운동후 10분, 저녁에 20분
3. 아침 공복 20분, 운동후 15분, 저녁에 20분
4. 아침 공복 30분, 운동후 15분, 저녁에 30분
 
강도는 러닝머신 각도를 제일 높이고 걷는 속도로 진행하거나 빠른 걷기를 했다. 그리고 종종 1시간씩 동네 산책으로 저녁 유산소를 대체했다. 마지막 2주에는 인터벌로 강도를 높여서 체지방 제거에 더욱 힘을 썼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처음부터 인터벌을 진행해서 조금 더 체지방을 에너지로 썼으면 한 곂 더 벗길 수 있을 거 같다. 원래 유산소를 거의 안 하는 운동인으로서 꽤나 힘든 과제었다.
 
 

대회 준비물

대회 준비물은 대회 전날 미리 챙겨놓는 것이 좋다.
1. 부스터 + 물
2. 게토레이 + 소금 3g
3. 아침 식사 (흰쌀밥 200g, 닭가슴살 100g, 고염음식)
4. 중간 간식 (딸기잼 바른 쌀과자)
5. 펌핑용 덤벨/케이블/수건
6. ProTan, Hot Stuff 바를 거
7. 서포터 간식 & 물
 
 

대회 당일

대회 시작 시간이 9시었다. 피지크는 언제 시작할지는 모르고 와서 기다리면서 부를 때 올라가면 된다고 설명해 줘서 9시에 맞춰서 준비해야 했다. 준비물은 전날 다 챙겨 놨기 때문에 새벽 6시부터 일어나서 탄작업, 머리 세팅을 하고 8시에 대회장으로 출발했다. 전 대회 타임라인을 모니터링한 결과 보디빌딩, 클래식 피지크, 피지크 순서로 진행되고 피지크는 오후 1시에나 시작하는 걸로 추측했다. 그래서 대충 3시간 전인 9시에 고염 고탄 식사를 진행했다. 식사 후 아침에 진행되는 대회를 구경하면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했다. 
 
클래식 피지크 시작할 쯤에 백스테이지에 자리를 잡고 백스테이지가 돌아가는 것을 구경했다. 다른 피지크 선수들도 준비하는 게 보여서 번호 보면서 내 경쟁 상대를 미리미리 파악하고 있는 재미가 있었다. 조금 부족한 사람들도 보였고 엄청 쌔보이는 사람도 내 체급에 보였다 ㅠㅠ
 

혼잡한 대기실 상황속에서 긴장감

 
차례가 다가올수록 대기실 복도에 다음 올라갈 사람들을 불러 놓아서 펌핑할 시간을 잘 예측해야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일찍 복도에 대기하라고 불려 나가서 펌핑 기회를 조금 놓쳤다! (첫 번째 실수) 하지만 복도에서도 최소 10분은 걸려서 밴드와 푸시업으로 최대한 펌핑을 했다. 이때 트루 노비스를 나갔는데 아직 펌핑이 부족했다. 그래도 11명 중에 퍼스트콜에 4명 중에 불려서 최소 4등은 하겠구나 싶었다!
퍼스트 콜 불릴 때 짜릿함이 아주 선선하다. 사실 아침까지만 해도 메달 한 개만 받아보자는 심정이었는데 일단 한 개는 얻은 것 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근데 트루 노비스에 웬 몸이 너무 좋은 사람들 몇 명이 있어서 최종 4등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아직 두 번의 체급이 있었다. 다음 노비스 준비를 위해 일단 다시 최대한 펌핑을 하는데 거의 곧바로 복도에 불려서 밴드와 푸시업을 최대한 진행했다. 노비스는 트루 노비스 체급과 다르게 비교심사를 5분 이상 진행 해서 체력소모가 꽤나 컸다. 특히 후면 포즈 잡을 때는 등에 쥐가 빨리빨리 올라온다.
자리 스위치를 하라고 심사위원이 내 번호를 부르는데 가운데랑 스위치?! 너무 짜릿한 순간이었다. 여기만 지키자, 제발 내 번호 부르지 말아라 하면서 포즈를 더욱 신경 써서 집중했다. 그렇게 가운데를 지키고 내려가는데 내 자리가 1등 자리인 것 같아서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오픈 체급까지는 조금 시간이 더 있어서 물도 거의 안 마시고 조금씩 계속 펌핑을 진행했다. 사실 이때 돼서야 점점 몸이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오픈 체급은 확실히 사람들 몸 상태도 더 좋고 포즈도 잘 잡았다. 9명이 출전했는데 번호 순서대로 올라가서 처음에는 거의 끝 자리에서 시작했다.
 
 
반대쪽 끝에서 두 번째로 스위치! 휴 여기까진가?
 
전원 후면포즈
 
센터 왼쪽으로 69번 스위치!
 
 
뭐지 거의 센터 같은데? 지켜내자라는 마음으로 집중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포즈를 많이 하고 꽤나 지친 상태라 나중에 영상을 보니 후면 포즈 잡을 때 오른쪽 어깨가 조금 올라가 있었다.
 

 
그래도 3등 자리에서 마무리했고 최종 3등을 기록했다! 3등까지는 Natural Pro Qualifier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진다는데 믿기지 않았다.
 
모든 체급이 끝나고 시상식을 하는데 1등 한 노비스에서는 오버롤 (다른 체급 1등끼리) 전이 있었다. 하지만 다른 체급 1등 사이즈가 꽤나 차이 나서 바로 밀려버림 ㅠㅠ 오버올은 너무 멋진 킹콩 트로피를 주는데 그걸 코앞에서 놓치다니..
 
그래도 출전한 모든 체급에서 메달을 따서 목에 메달 3개를 무겁게 걸고 퇴장한 너무나 소중한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다음은 Natural Pro Qualifier 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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