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팍

 

스퀘어에서 일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지금까지의 회사생활이 어땠는지 기록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야겠다.

 

스퀘어 소개

스퀘어는 트위터의 창시자인 Jack Dorsey가 창업한 회사이다. 지금은 글로벌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조금 생소한 회사인 것 같다. 2021년 말에는 회사를 더욱 확장하면서 회사 명도 Block으로 바꿔서 지금은 내가 속한 부서가 스퀘어가 되어 버렸다. 스퀘어는 비즈니스들을 위해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며 POS 기기와 소프트웨어로 모든 결제 수단을 한 개의 시스템으로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예를 들어, 내가 속한 레스토랑 팀은 메뉴를 온라인 웹사이트에서 관리하고 거기서 만든 메뉴를 POS앱에서 결제하며, 부엌에는 만들어야 할 음식을 보여주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이런 디지털 정보들을 이용해서 레스토랑 관리자들에게 굉장히 유용한 리포트들도 만들어 준다.

부엌에서 만들어야할 메뉴를 볼 수 있는 앱

이 외에도 온라인 주문, 배달 주문 (Uber, DoorDash, Ritual)등을 한 곳에서 처리해주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제품들은 코로나 시대에도 비즈니스들이 지출/임금을 줄이기 위해 많이 사용 되었으며, 스퀘어에게는 더욱 큰 성장의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실제로 내 팀도 2년 전에는 10명 정도에서 지금은 20명 가까이 되는 규모의 팀으로 성장했다.

 

워라벨

스퀘어는 외국 기업 중에서도 최고의 워라밸을 자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제는 몇 안 되는 100% 재택근무 제도를 이어가는 중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재택근무 제도를 실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래서 스퀘어에 채용되는 사람들은 다들 다양한 도시에 살고 있다. 우리 팀만 봐도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 시애틀, 토론토등 다 다른 도시에 살고있다.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진행되지만 회사는 잘 돌아가고 있다. 특히 성과 위주로 돌아가는 미국 회사인 만큼 다들 각자 할 일만 잘하면 전혀 문제가 없다.

 

또 스퀘어는 무제한 휴가 제도가 있다. 이러한 제도가 있으면 많은 사람들은 실제로 얼마나 휴가를 쓸 수 있을지 걱정한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바로는 여기 일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많이 휴가를 사용한다. 특히 공휴일이 있으면 거의 무조건 하루는 더 붙여서 더 길게 쉰다. 서로 눈치 보는 것도 없고 특히 매니저는 더 많이 쉰다. 일 년에 2주짜리 휴가는 거의 필수. 연말에는 꼭 마지막 2주는 아무도 일을 안 한다. 휴가가 무제한이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으면 마음 편하게 뺄 수 있어서 너무 편하다. 평균적으로 1년에 4주는 쉬는 것 같다. (정확한 수치 x)

 

 

베네핏

뛰어난 워라밸과 나란히 굉장한 베네핏 들을 이 있다. 일단 재택근무 비용으로 전기세, 인터넷비용을 캐나다 달러 $170까지 매달 내준다. 전기세 걱정 없이 마음껏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처음 회사 들어올 때는 일 할 때 쓸 장비들을 사라고 $500 지원해 주었다. 그리고 직원들의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매년 책이나 강의등에 쓸 수 있는 비용을 $400 지원해 준다. 이것 때문에 집에 책들이 점점 쌓이기 시작했고 책 읽는 취미도 생겼다. 그리고 보험도 캐나다에서는 최상급이다. 거의 모든 것이 100% 커버돼서 마사지, 치과, 안과등을 가도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는다. 보통 회사들은 80% 커버되는 보험회사를 사용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숏텀 인터내셔널 워크라는 제도가 있는데, 이는 1년에 총 35일간 다른 나라에서 일할 수 있는 제도이다. 물론 선정된 나라들만 가능한데 웬만한 나라는 다 포함되어있다. 한국도 포함되어있어서 올해는 나도 2주간 한국에서 지내면서 일하기로 했다. 이미 다른 동료들은 영국, 이탈리, 태국 등등 다양한 나라에서 일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일/프로젝트 진행 방식

스퀘어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은 성과 위주이다. 1년 치 프로젝트를 미리 그 전해에 다 계획한 후, 필요한 인원수를 선정한다. 그 인원 수를 다 채우기 위해 팀 규모를 예측한고 채용한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들을 몇 분기에 론칭할지 예측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땐 각자의 엔지니어의 참여도/기여도가 매우 크다. 먼저, 프로젝트의 스펙이 정해지면 프로젝트 담당 엔지니어가 정해지고 Eng Design이라는 문서를 작성한다. 여기에는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지, 코드의 어느 부분들이 바뀔지, 시간은 얼마나 걸릴지 등을 자세하게 서술한다. 이 단계에서 팀의 모든 엔지니어가 이 문서를 검토하고 질문들을 댓글로 달고 문제를 제대로 해결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토론한다. 이 단계를 통과하면 엔지니어가 태스크를 하나하나 만들고 코드를 짜기 시작한다. 따로 작은 직무를 하나하나 관리하는 매니저가 없다. 그 이유는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실행하냐는 엔지니어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성과를 보여줘야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 진행 방식이 개인적으로는 재택근무와 잘 맞는다. 자기가 할 일만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남는 시간은 거의 자유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렇기 때문에 쉴 때는 쉬고 일할 때는 일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잘 맞는 사람은 이런 방식이 잘 맞을 것이다.

 

 

시장 근황

요즘 미국 개발자 고용시장이 별로 좋지는 않다. 많은 회사들이 여기저기서 해고를 하고 있고, 그 많은 인력들이 고용시장에 뛰어들었다. 그 와중에 스퀘어는 아무도 해고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용을 계속하고 있다. 이미 회사에서는 해고는 없을 것이라고 공고했기 때문에 믿고 가는 중이다. 그리고 남아있는 인력을 위해 쓸 비용을 비축해 두었다고 발표해서 마음을 놓이게 해 놨다. 다행히 직원 관리는 참 잘하는 것 같다.

 

사실 개발자는 2 - 3년마다 회사를 이직해서 몸값을 높이는 게 정상이다. 그래서 슬슬 이직할 준비를 하는 게 맞는데 좋지 않은 고용시장 근황과 현재의 일 환경이 좋아서 조금은 더 일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언제든지 상황은 바뀔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준비는 해놓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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